Issue 150, Mar 2019
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예술의 가치와 개념
Switzerland
PERFECT & PRICELESS
VALUE SYSTEMS ON THE BLOCKCHAIN
2018.11.16-2019.2.28 취리히, 케이트 바스 갤러리
탈전통화, 탈근대화, 그리고 탈중앙화, 21세기 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 현상들이다. 지난해 미술계뿐만 아니라 세계의 이목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. 크리스티(Christie’s)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의 작품을 경매에 붙인 것. 시도도 놀라웠지만, 더 놀라웠던 것은 미화 43만 2000달러에 낙찰되었다는 것이다. 또한 지난해 크리스티는 앞으로의 매매 기록들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제공업체 아토리(Artory)와 손잡고 시범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. 현재의 아트 컬렉터들은 경매에서 거래되는 많은 작품이 진품이 아닐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매매방식보다 투명한 거래를 원하던 차였고 때로는 돈 세탁의 경로로 의심까지 받아온 예술계의 전반적인 기류라 할 때 이는 너무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. 왜냐하면 암호화폐의 가장 큰 장점은 투명성이기 때문이다. 투명하지만 철저히 익명성이 보장된다. 또한 은행과 같은 중앙화 된 기관이 없기 때문에 그로 인한 피해를 피할 수 있다. 해외에서 공부한 필자 또한 그러한 제도로 피해를 본 한사람이다. 오래전 해외에서 공부할 당시 부모님의 송금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나는 한국의 한 은행원의 고의적 실수로 송금이 몇 달씩이나 지연되어 무척 고생한 경험이 있다. 만약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이 당시 있었다면 그러한 피해는 보지 않았을 것이다. 어디 이뿐이랴? 작가들에게도 일정한 금액이 지속해서 배분된다는 것이다. 블록체인 기술이 발달하기 전 작가들은 한번 작품을 팔면 그만, 더 이상의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고 거래 때마다 혁혁히 올라가는 거래가를 볼 때마다 자신들의 배제를 몹시 아쉬워했을 것이다. 중개인에게만 철저하게 유리했던 전통적인 시장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얼마간 지분을 받게 되어 작가들에게도 블록체인은 당연히 환영받아야 할 새로운 시스템이자 기회다.
● 권현주 스위스통신원 ● 사진 케이트 바스 갤러리(Kate Vass Galerie) 제공
Installation view John Watkinson 'Cryptopunks' 2018 40×40cm